♣ 광야에서 들려오는 ♣ 사랑의 메시지[297]
2019.9.16.[월] ▶◀▶◀▶◀▶◀
▉호저의 딜레마▉
[특집] [1]
“추운 겨울, 호저(고슴도치 종류)들이 혹한을 이기기 위해 옹기종기 모인다. 하지만 몸에 있는 가시들이 서로를 찌르자 조금 거리를 두고 떨어진다. 그러자 곧 뼈 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서로에게 몸을 붙여보지만 다시 가시에 찔려 또 흩어진다. 호저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몸을 붙였다가 가시에 찔려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동안에 서로 가시에 찔리지도 않으면서 추위도 이길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찾아낸다.”
“쇼펜하우어”(Schopenhauer, 1788-1860)의 “여록과 보유” 중에 나오는 말이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호저들의 고심을 가르쳐 “호저의 딜레마”라고 불렀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는 적당한 거리”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이 이처럼 흥미진진하고 탁월한 “호저의 딜레마” 이론을 모른척하고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1939)는 “호저의 딜레마” 이론을 그럴듯하게 다듬어 “집단 심리학과 자아분석”(Group Psychology and the Analysis of the Ego)이란 이론으로 내놓았다. 프로이드는 인간관계, 특히 부모와 자녀, 부부 등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 큰 상처를 주고받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호저와 같이 끊임없이 아프지도 않으면서 따뜻한 거리를 찾기 위해 대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적합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일은 호저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요구된다. 대인관계에서 너무 가까워지면 상처입고, 너무 떨어져 있으면 외톨이가 되므로, 호저의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적합한 거리는 결국 찔림과 추위의 반복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찾게 된다. 호저들은 혹독한 추위와 반복되는 가시의 찔림을 통해서 딜레마를 극복하지만, 사람은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다. 대화는 대인관계의 최고 딜레마인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인 셈이다. [공항에서…]
▉“지나치게 의인도, 지나치게 악인도 되지 말라…” (전7:16,17)
▉내가 극복해야 할 호저의 딜레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