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 창세기 23 : 1 -13
제목 : 아브라함이 매장지를 구입한 까닭 2015. 3.15
오늘 설교는 재미있는 청개구리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옛날, 말썽꾸러기 청개구리가 엄마 개구리와 둘이 살았습니다. 엄마 개구리가, “들에 가서 놀아라.” 하면 “싫어 산에 가서 놀 테야” 했고, 집에 있어라 하면, 밖에 나가고, 밖에 나가라고 하면 집에 있었습니다. 엄마 개구리는 마음이 무척 아팠으며, 그러다 병이 들어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엄마 개구리는 청개구리에게 “얘야, 내가 죽으면 산에 묻지 말고, 꼭 시냇가에 묻어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시냇가에 묻으라고 하면, 산에 묻을 줄 알고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얼마 후 엄마 개구리가 죽자, 청개구리는 이제라도 엄마의 소원을 지켜드려야지 생각하며, 엄마가 마지막으로 부탁한 대로, 시냇가에 묻어드렸습니다. 청개구리 엄마도 자신이 묻힐 곳을 자식에게 부탁했고, 새끼 청개구리는 엄마가 부탁한 곳에 묻어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차나 버스를 타면, 앉을 자리를 찾게 되며, 배가 고프면 식탁의 자리, 밤이 오면 쉴 수 있는 잠자리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묻힐 자리를 찾게 됩니다. 스페인 프랑코 총통은 살아생전에 자신이 묻힐 곳을 무려 20년 동안 준비하였습니다. 믿음의 사람, 요셉도 애굽에서 (창50:25)“내가 죽은 후 나의 뼈를 가나안 땅에 묻어 달라”한 것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묻힐 자리에 대하여 강한 애착을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문, 아브라함 또한 사람이 묻히는 무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브라함은 평생 함께 살아온 사라가 죽자 슬퍼하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아내, 사라를 장사 지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짧은 시간에 비싼 값을 치르고, 막벨라 굴을 사서 아내, 사라를 장사 지냈습니다. 오늘은 “아브라함이 매장지를 구입하여 아내 사라를 장사한 까닭”이란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매장지를 구입한 것은, 자신과 후손들이 정착하며 살겠다는 뜻입니다.(4절)
오늘 본문은 사라의 죽음과 아브라함의 애도로 시작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매장지를 구입하는 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사라의 죽음과 아브라함의 애도는 단 두 구절로 끝나지만, 매장지를 구입하는 이야기는 무려 18절에 걸쳐서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헷 족속에게 자신을 “나그네”라고 소개합니다. (4절)“나는 당신들 중에 나그네요” 나그네란 낯선 땅에서 잠깐 머물다가 떠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은 지금껏 객지에서 떠돌이로 살았다는 뜻이며, 정착지를 정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아내, 사라가 죽자 갑자기 매장지를 구입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렇다고 좋은 땅이 아니라 굴이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몫이 좋은 노란 자위 땅을 구입했을 것인데, 아브라함은 별로 쓸 용도도 없는 막벨라 굴을 비싼 값을 주고 매입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자신과 후손들이 대대로 이곳에 정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미래를 보는 아브라함의 탁월한 안목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4천 년 전 아브라함이 헤브론 땅을 구입한 이후 그의 후손들은 지금까지 그곳을 떠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4백 년 동안 애굽에 살았지만 다시금 조상들이 묻힌 헤브론으로 이주했고, 70년 동안 바벨론 포로 생활 중에도 다시금 조상들이 무덤이 있는 가나안 땅으로 다시 돌아 갈 것을 믿고 고난을 참았습니다.
아브라함이 산 헤브론은 그의 후손들에게 영구한 삶의 터전이 되었고, 구심점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헤브론은 후손들에게 그곳이 하나님께서 축복하신 땅임을 가르쳐준 것입니다.
저는 사택에서 교회 올 때, 교회에서 사택으로 갈 때, 오도넬 세멘떼리오를 지나쳐 옵니다.
오도넬 세멘떼리오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큰 곳으로 500만구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숫자는 마드리드 시 인구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마드리드 시청은 사정에 따라 옮길 수 있고, 레알 마드리드 축구장이나 국회의사당도 쉽게 옮길 수 있겠지만, 오도넬에 있는 세멘떼리오는 옮길 수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은 매장지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살아 왔습니다.
아브라함은 자신과 후손들이 더 이상 이리저리 방황하며, 살지 않도록 매장지를 구입하였고, 후손들에게 자신 또한 그곳에 묻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내가 어디에 묻힐 것인가?”는 “나와 자녀들이 어디에서 살 것인가?”와 직결되어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무덤은 나그네의 삶을 마무리하는 지점이며, 장사는 생을 마감한 나그네에게 가장 큰 선물이며, 위로이기도 합니다. 또한 묻힌 곳에서 다시 부활의 주님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저와 여러분은 나그네들입니다. 하지만 정처 없이 살거나, 방황하며 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에서 묻힌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계14:13)“주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믿음 안에서 평안하게 죽을 수 있어야 합니다.
- 다가 올 분쟁을 피하기 위해 매장지를 샀습니다.
아브라함이 (4절)“청컨대 당신들 중에 내게 매장지를 주어 소유를 삼아 나로 내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시오”라고 하였을 때, 헷사람들은 (6절)“하나님의 방백이신 당신께 우리가 거저 드리겠습니다.”라고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땅 주인은 거저 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브라함은 사양하면서 은 400세겔을 주고 땅을 구입한 후에 장사를 치렀습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남의 땅에 막대한 돈을 들여 건물을 지었다고 합시다. 세월이 지나면 그 건물은 누구의 것이 되겠습니까? 아브라함은 우선, 급한 대로 공짜로 장례를 치를 수 있겠지만, 세월이 지나 후손들이 소유권을 주장한다면 문제가 복잡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즉, 공짜를 좋아하다 코가 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미리 값을 지불한 것입니다.
우리는 아브라함에게 두 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아브라함은 공짜를 거절했습니다. 아브라함은 공짜로 땅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아닙니다.”고 거절하였습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이 일생을 살면서 지켜온 물질관이기도 합니다. 창세기 14장, 아브라함이 소돔성에 빼앗긴 물건을 도로 찾아 주었을 때, 소돔 왕이 그것을 모두 가져가라는 했을 때 아브라함은 (창14:23)“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내가 가지지 아니하리라” 단호하게 거절하였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400년 애굽에 살면서 대가를 지불하는 정신을 잃어 버렸고, 대신 공짜정신이 몸에 뱄습니다. (민11:5)“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바울도(살후3:8)“누구에게서든지 음식을 값없이 먹지 않고 오직 수고하고 애써 주야로 일함은 너희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아니하려 함이니” 값을 지불하는 정신을 갖고 살도록 교훈하고 있습니다.
둘째,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계약을 했습니다. 창세기 21장에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에게 우물을 살 때도 일곱 마리 암양세끼를 준 후, 계약을 맺은 장소를 “브엘세바”라고 불렀습니다. “맹세의 우물”이란 뜻입니다. 그에 비해 그의 아들, 이삭은 계약을 맺지 않고 살다가 여러 번 우물을 빼앗기기도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사소한 것 때문에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도여러분! 우리가 살면서 계약을 하지 않거나, 잘못함으로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외국에 살면서 계약이 중요합니다. 계약은 분쟁을 최소화 할뿐 아니라, 분수를 지켜 서로에게 충실하도록 돕습니다.
성경은 계약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언제나 계약의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며, 계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하나님께 한 약속을 기억하고 지키도록 힘써야 합니다. 동시에 이웃과 한 약속을 신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15:4)“그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치 아니하며”라고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공짜를 거절하고, 대가를 지불하였을 뿐 아니라, 분쟁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계약을 했습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공짜를 거절할 수 있어야 하고, 대가를 지불하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주님은 일하지 않은 한 달란트 받은 자에게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했습니다. 값을 기꺼히 지불하는 성도, 약속을 실실하게 행하는 성도로 삽시다.
- 약속의 땅, 축복의 땅이었기에 매장지를 샀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이 땅을 주기로 약속을 했으니 공짜로 주실 것이다.” 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약속의 땅을 사야 하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에게 약속한 땅이었지만,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대가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이 막벨라 굴을 구입할 때 주목할 부분은, 땅값을 흥정하지 않고, 부르는 값대로 지불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근동지방의 매매는 몇 차례씩 흥정을 주고받는 것이 관례인데, 오히려 아브라함은 매매의 통례를 깨고 부르는 값을 그대로 주었습니다. 개역성경은 “준가”라고 했고, 오늘 본문은 (23절)“충분한 대가”라고 번역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지불한 은 400세겔은 상당히 큰 액수였습니다. 은 400세겔은 은 4.4kg에 해당되며, 구약에서 은 한 세겔은 4일 품삯에 해당하는 돈으로 은 4백 세겔은 5년 치에 해당하는 임금에 해당되는 아주 큰 금액입니다. 예레미야가 아나돗에서 구입한 땅이 17세겔이었고, 다윗이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을 구입한 50세겔에 비하면 턱없이 비싼 가격입니다.
손해가 되는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이 큰 액수의 돈을 아낌없이 지불하고 막벨라 굴을 구입한 것은 이곳이 바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이며, 그곳이 축복의 땅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약속한 땅의 전체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일부분이었지만, 하나님의 약속과 축복을 믿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출발점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축복은 가만히 앉아 있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닙니다. 먼 훗날 갈렙은 여호수아로부터 헤브론을 분배 받았지만, 헤브론은 정복된 땅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갈렙은 (수14:11-12절)“그 성읍들이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의 말씀대로 그들을 좇아 내리이다” 갈렙은 그의 나이 비록 85이지만, 강한 적이 있는 이 산지를 자기가 감당하겠다고 자원한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에게 많은 약속들과 축복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냥 노력 없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값을 지불해야만 확장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마11:12)“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아브라함은 헤브론에 있는 막벨라 굴을 매장지로 산 것은 자신과 후손들이 정착하여 살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막벨라 굴을 매장지로 살 때, 대가를 지불하였을 뿐 아니라,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헤브론을 비롯한 가나안 땅을 주시기로 이미 약속하였지만,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대가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 또한 언젠가 이 땅을 떠나게 될 나그네들이지만, 천국백성들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비록 우리는 이 땅에 사는 나그네들이지만, 우리와 자녀들이 이 땅에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며, 번성케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